지금은 전자상거래(E-Commmerce)에 대한 암울하고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인터넷은 기업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수익 증대, 주주 가치 확산을 가져 다 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과연 어떤 종류의 회사들이 인터넷을 통해 이런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최근 거대 컨설팅 회사 맥킨지(McKinsey & Co.)의 조사에 따르면 의류, 옷가지가 인터넷 소매 분야에서 도서, CD, 전자제품, 특산물, 꽃 같은 품목들을 누르고 가장 높은 수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맥킨지의 분기 보고서(The McKinsey Quarterly)에 따르면, 의류를 취급하는 인터넷 상점은 고객 1인 당 수익(revenue per customer)에서는 다른 업종에 비해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평균 영업 차익(average operating margin)에서는 21%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나타냈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종류의 온라인 의류 소매업자들이 이런 식의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온라인에서 가장 괄목한 성과들을 거두고 있는 의류 소매상들 중 상당수는 과거 오프라인에서 출발했던 기업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기존의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 노하우, 그리고 거기에 전자 정보 기술까지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었다.

실제로 분기별로 가장 높은 수익을 냈던 온라인 의류 소매상들 중 86%는 원래 오프라인 업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온 업체들 모두가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 중 7%는 최악의 분기성과를 보였다.

맥킨지의 데이터에 근거해 우리가 눈 여겨 할 매우 성공적인 온라인 의류 판매상이 하나 있다. 탈바츠(Talbots)라고 불리는 중/상류층 여성을 주요 타킷으로 삼고 있는 여성 의류 업체인데, 탈바츠는 700개 이상의 체인점과 특유의 카탈로그 판매 방식을 통해 미 북동부 의류 시장을 완전 장악하고 있다.

탈바츠의 2000년 매출/이익 발표에 따르면, 인터넷 사업 수익까지 포함시킬 때, 29%의 실질 성장에 매출액 신장은 2억 6900만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탈바츠의 인터넷 매출은 당초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었다. 원래 탈바츠의 인터넷 매출은 전체 카탈로그 판매 매출의 10%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2000년 한해 동안 탈바츠는 온라인을 통해 오프라인 카탈로그와 점포 판매 실적을 능가하는 매매 차익을 달성했다. 이 회사가 2000년 한해 온라인에서만 팔아치운 의류는 27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인터넷은 탈바츠의 사업에 있어 순식간에 중요한 위상을 차지할 수 밖에 없었다. 현재 탈바츠 기업 투자의 상당 부분이 온라인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도 당연하다.

스탠다드 앤 푸어스(S&P)사가 발표한 1500개 회사의 시장지수를 살펴보면, 자기 자본 이익률(return on equity: ROE)이 전체 시장의 경우 13.7%인데 비해, 탈바츠는 27.5%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이익 마진은 전체 시장이 5.9%인데 반해 탈부츠는 7.2%이었으며, 총 자산 이익률(return on assets; ROA)은 전체 시장이 2.7%이었고 탈부츠는 13.4%에 달했다.

인터넷과 의류 산업이 궁합이 잘 맞아 떨어지는 이유를 들자면, 브랜드 인지도, 마케팅 역량, 정보기술과의 접목이 제대로 효과를 보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마존(Amazon.com)이나 시디나우(CDnow) 같은 회사들 역시 이미 그런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과연 의류 산업이 이들과는 다른 또 다른 성공 요소를 갖고 있는 것일까?

인터넷에서 의류 산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옷들이 갖는 브랜드 가치가 전자제품이나 음식물에 비해 ‘일반화(commoditization)’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말하자면, 의류는 어느 정도 기호품/사치품의 성격이 강하므로 인터넷에서 고객의 ‘특별한’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특별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탈바츠에서 만족스러운 쇼핑을 끝마치고 나온 여성 고객들은 자신이 구매한 상품에 대해, 그리고 그 상품을 판매한 탈바츠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들 탈바츠의 고객들은 경쟁 업체의 값싼 제품 유혹에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적다.

단지 가격이 싸다는 장점은 공산품이나 전자 제품, 음식물을 파는 곳에선 통할지 몰라도, 탈바츠처럼 가격보다는 고객의 기호를 만족시켜주는 중/상류 의류시장에서는 경쟁 요소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아마존도 이런 맥락에서는 탈부츠와 유사점이 있다. 아주 다양한 선택의 기회와 쉽게 살 수 있는, ‘편리한 온라인 구매 서비스’라는 장점 때문에 고객들은 아마존에서 더 구매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다른 곳에서 가면 더 싸게 살 수 있음에도 돈을 더 들여가며 아마존에서 물건을 구입한다고 한다. 웹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이 가격 우위를 누르고 고객들의 구매를 결정하게 만든 것이다.

인터넷 마케팅의 비밀은 바로 여기서 밝혀진다. 중요한 것은 기업과 시장과 그리고 웹 사이트 이 세가지 요소를 어떻게 알맞게 배치하느냐는 점이다. 인터넷 사업의 성패는 바로 이런 큰 그림을 이해하고 거기에 각자의 자리를 잘 배치하는 것이 달려 있다.

출처 : 코리아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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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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